포항지진과 지열발전

김병민, 울산과학기술원

2019년 4월 16일

     2017년 포항지진 직후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뜨거운 논의가 일어났다. 어떤 이들은 여러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지열발전 시 주입된 물이 포항지진을 유발시키는데 역할을 하였다고 하였고, 그 연구의 결과가 유명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다른 이들은 또한 근거를 들어 포항지진이 지열발전과는 관계가 없으며,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2016년 경주지진 등의 지진 발생으로 인하여 한반도 지하에 쌓여 있던 응력 때문에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이라 했다. 이러한 학문적인 논쟁에 국민들의 관심이 더해져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에 관한 이슈는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최근에는 관련분야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에서 지열발전의 영향을 공식 발표함으로써 포항지진이 다시 한 번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고, 보상 및 추후 대책에 대한 다양한 후속 논의들이 각계각층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지진들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국제 학계도 이번 포항지진의 촉발지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주목을 하고 있다.

     포항 지진 직후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무렵부터 필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생각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두 살 아래 남동생과 필자는 푹신한 침대를 무대삼아 레슬링을 즐겨했었다. 그 때는 침대가 그렇게 넓었다.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화려한 고급기술들을 연마하려 무던히 노력을 하였는데, 그 중 하나는 손을 짚지 않고 하는 텀블링이었다. 한 번 자신감이 붙은 우리는 더 높이 뛰어오르고, 더 빨리 구르려 매일 연습을 했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뒤, 앞집에 사는 필자의 반 친구를 초대해서 그동안 연마한 고급 기술을 시연하며 자랑을 했다. 조금 건장한 체격이었던 친구는 자기도 할 줄 안다고 했고, 우리는 바로 증명할 것을 요구했다. 침대방에는 잠시 긴장감이 흘렀다. 그 친구는 힘차게 침대를 차고 높이 뛰어 올라 손을 짚지 않은 채 한 바퀴 돌았고, 다시 침대 위에 등으로 내렸다. 그 순간, 좁은 방이 울릴 정도의 굉음과 함께 침대의 한가운데가 내려앉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약간의 진동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침대의 중심을 받치고 있던 목재가 부러진 것이다. 우리 셋은 함께 깔깔거리며 웃었고, 잇따른 두 집 어머니들의 호통 후에도 킥킥대며 계속 웃었다.

     침대가 부서진 것은 과연 누구의 탓일까? 동생과 필자가 몇 날을 뛰며 노는 동안 이미 침대 뼈대는 어느 정도 힘을 잃었을 수도 있다. 앞집 친구가 텀블링을 하지 않았더라도, 결국 그 침대는 부서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언제였을까? 며칠 후였을까? 몇 달이 지난 뒤였을까? 그때 우리는 빠르게 판단을 했고 그 사고를 수습했다. 이의는 없었다. 우리와 앞집 친구 중 누가 혼났을까? 우리 어머니와 앞집 어머니 중 누가 침대 뼈대를 새로 샀을까? 많은 물음표를 남긴 채 글을 끝내려 한다. 실제 일어났었던 이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이메일로 문의하시기를 권하고 싶다. [email protected]